'역적' 단단한 눈빛과 지략…지도자로 거듭난 윤균상

입력 2017-03-09 09:01  


목표를 끈덕지게 바라보는 눈빛, 판도를 꿰뚫는 지략, 약자에 대한 애정까지…

아모개(김상중 분) 아들이 아닌 진짜 지도자로 발돋움한 길동(윤균상 분)은 아버지와 똑 닮아있어 그의 여정에 기대가 쏠린다.

다 자란 이후에도 어린 시절의 악몽을 지우지 못해 한껏 주눅 든 청년은 이제 없다. 금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극본 황진영 / 연출 김진만, 진창규 / 제작 후너스엔터테인먼트) 11, 12회에서 길동은 "나를 믿고 따라와 달라"며 사단 앞에 무릎을 꿇고 온전히 홀로 선 지도자로 거듭났다.

생각해보면 길동이 무릎을 꿇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아버지 아모개가 익화리 큰어리신으로 한창 칭송받던 시절에도 "아부지, 지랑 익화리 뜨셔라, 아부지 목심 노리는 것들이 한둘입니까? 이참에 일 접고 농사 지음서 살믄 안되겄습니까?"라며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눈물을 그렁거렸던 눈엔 단호함이 서렸고, 불안으로 떨렸던 마음은 확신으로 가득 찼다.

지도자로 거듭난 길동은 아모개 한창 시절과 판박이다. 오래전 "폐비에게 내 목숨을 걸었다"는 아모개의 말에 기막혀했던 소부리(박준규 분)는 이제 "임금님이 충원군을 치게하겠다"는 길동의 말에 어처구니없어 했다. 아모개가 그랬듯이 길동은 모두가 불안해하는 상황에서도 기어코 원하는 바를 얻어냈다.

무너지는 하늘에서도 살아 나갈 구멍을 찾아내는 법을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덕이다. 오히려 청출어람이다. 아버지는 폐비를 이용해 양반에게 복수했지만 아들은 임금님을 자극해 왕족을 쳤다.

드라마 배경인 조선 시대에서 사회적 약자였던 여자를 대하는 방법도 똑 닮았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겸상하는 것을 보고 자란 아들은 "여자가 나 혼자니 술 거르고, 음식상 나르는 것은 당연히 내가 해야지"라는 가령(채수빈 분)에게 “우리 먹을 술은 우리가 걸러 먹는다”며 타박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목표에서 눈을 떼지 않는 눈빛, 불리한 판세를 단박에 유리하게 뒤집는 지략, 약자를 위하는 마음이 아버지 아모개와 똑 닮은 길동은 스스로를 아버지와 다르다고 했다.

"조참봉을 제끼니 충원군이 나타났으니, 충원군을 제껴도 또 누가 나타날 것이다"라는 아버지의 말에 단호한 눈빛으로 "지는 아부지랑 다릅니다. 지는 절대로 안 집니다"라고 확신했던 길동이기에 앞으로 그가 펼칠 활약에 기대가 쏠린다.

언제나 기대 이상의 성장을 보여준 윤균상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예상을 뛰어넘는 연기력을 선보이는 중이다. 언제부터인가 아무리 애를 써도 힘이 안 난다고, 이제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눈물을 글썽거렸던 눈은 호기로움으로 단단해졌다. 억눌렀던 힘을 다시 각성하는 장면에서 긴 팔과 다리를 십분 활용해 묵직하면서도 시원한 액션씬을 선보인 만큼 189㎝ 장신의 윤균상이 보여줄 액션도 주요한 관전 포인트다.

길동의 여정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MBC '역적'에서 펼쳐진다.

한경닷컴 스포츠연예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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